ㅁㄷㅇㅈ

2019. 3. 31. 01:04 from




우치하 일족의 의식은 관계자 외에는 절대로 출입이 불가능한 장소였다. 오래된 신성한 목축건물의 안에는 신()의 대리자를 뽑는 의식이 거행되려 했다. 의식에 선택될 사람은 오직 하나 뿐이며, 나머지는 모두 죽는다.’ 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것은 곧 형제들의 싸움을 뜻하며 그 속에서 살아남은 일인자만이 우치하의 권력을 손에 쥔다는 것을 뜻했다. 전 우치하의 신은 우치하 타지마였으며 그에게는 일곱 명의 자식이 있었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후계자수업만을 받던 그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며, 혹여 일어날 살육전을 대비해 그들의 호위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어린 이즈나는 막내였으며 고작 일곱 살에 불과했다. 게다가 대부분이 다섯 살에 발견하는 자신의 능력조차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으며, 당연히 눈의 개안도 하지 못했다. 그런 이즈나의 지지를 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이즈나의 수업을 담당했던 자도 이즈나에겐 가능성이 없으며, 살아남기보단 빨리 죽는 것을 택하라는 말까지 했다.


가장 앞에는 계단이 있었으며 그 뒤에는 제단이 있었다. 넓은 마룻바닥에는 일인자를 뽑기 위한 형제들이 처음으로 모여 일자로 앉아있었으며, 그들은 서로를 탐색하고 있었다. 비록 서로를 처음보고 있다지만 서로에 대한 능력은 들었기 때문에 탐색의 목적은 경계였다. 하지만 이즈나에게는 그것이 없었다. 그저 가만히 무릎을 꿇고 앉아서 얼른 죽기를하고 속으로 기도를 했다.

하지만 일곱의 형제들의 자리에 딱 하나 빈자리가 있었다. 그 자리는 이즈나보다 세 살 많은 형인 우치하 마다라의 자리였다. 마다라의 능력은 불이었으며, 다섯 살 때 이미 불을 다룰 줄 알아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제법 있었다. 그 중에는 후가쿠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의 아들인 이타치가 대신해서 의식을 보러 왔다. 물론 가장 나이가 많은 첫째가 압도적인 숫자로 지지를 받았지만.


형제들의 뒤에는 그들의 호위가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다. 이즈나는 자신의 호위겸 마다라의 호위인 히카쿠를 흘끔 보고는 속으로 걱정을 했다.


왜 마다라 형은 오지 않는 것이지?

왜 히카쿠만 있는 것이지?


가장 나이가 어린 둘을 맡게 된 히카쿠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다른 호위들은 어차피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알기에 저런 표정을 짓는다 생각하여 그를 위로했다. 이즈나는 그 위로를 들으며 무력한 자신은 원망했다.


곧 장로들 다섯이 들어왔다. 우치하의 실세는 그들이나 다름없었다. 우치하의 대리자혹은 수장이라는 이름은 그저 이름이었고, 모든 명령은 그들이 내린다. 하지만 현대에, 과학이 발달한 이 시대에 능력자들의 일족은 드물기 때문에 여전히 대리자를 뽑고 있는 것뿐이었다.

장로들은 일()자로 앉은 형제들을 보다가 빈자리를 발견하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어째서 빈자리가 있는 것이지?”

혹시 벌써 죽었나?”


장로들의 말에 대답한 것은 뒤에 있던 히카쿠였다.


마다라님은 곧 오실 겁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장로들은 서로를 보며 수군거리더니 조금만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자 다른 형제들의 반발이 일었다. 늦은 것은 겁이 나서 참여의 의사가 없다며, 여태 수업을 받았으면 그쯤은 알 것이라며, 마다라는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장로들은 의식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형제들의 아버지인 타지마의 의식에도 장로들이 참여했기에, 전원이 있어야만 실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넷째가 히카쿠를 향해 소리쳤다.


어이! 넌 그녀석의 호위면서 그녀석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냐?”

죄송합니다. 저는 먼저 가라는 명을 받았기에 이곳에 와있는 것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답한 히카쿠를 보고는 넷째는 혀를 차더니 고개를 돌렸다. 곧 형제들은 수군거렸다. 서로의 능력에 대해 자랑을 하는 것인지, 경계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즈나는 그들의 관심이 저에게 오지 않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들은 곧 이즈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이, 막내. 넌 무슨 능력이냐?”

, ? 저는 아직…….”

! 아직 능력조차 없단 말이냐? 일족의 수치로군!”


곧 형제들의 비웃음이 들려왔다. 하지만 이즈나는 꾹 참으며 고개를 숙이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배웠으며, 그래야 한다고 마다라에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즈나는 속으로 마다라를 걱정했다.


왜 빨리 오지 않는 거야. ?


마다라와 이즈나를 제외한 모든 형제들은 서로를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마다라와 이즈나만은 달랐다. 둘의 호위가 히카쿠여서 그런지 그들은 종종 만나곤 했다. 그럴 때마다 마다라는 이즈나를 격려해주었고, 이마에 입술을 맞추기도 하며 애정을 표했다. 이즈나에게 마다라는, 좋은 형이자 자신을 구원해줄 신일지도 몰랐다.

이즈나는 마다라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언젠가 마다라가 자신이 있는 곳으로 놀러왔었다. 막내인지라 좋은 집은 아니었고, 마당도 좁고 그저 석등 하나가 있을 뿐이었지만, 마다라는 아름다운 집이라며 칭찬했었다. 마다라가 사는 집은 좀 더 넓었을게 분명했다. 일족의 영토는 광범위하게 뻗어 있었으니까.


좋은 집이네. 히카쿠. 이 아이가 내 동생이야?

. 그렇습니다. 우치하 이즈나님이십니다.

흐음안녕, 이즈나? 난 우치하 마다라. 네 형이야.

─…?

. . 처음 만나지?


첫 만남은 서로에 대한 이야기만 했었다. 이 수업이 너무 괴롭다며, 자신을 가르치는 사람은 의식에서 가장 빨리 죽는 길을 택하라고 가르친다며 투정을 부리자, 마다라의 표정은 굳어졌다. 그것이 무슨 뜻인지 이즈나는 알지 못했기에 계속 투정을 부렸었다. 히카쿠는 마다라의 속을 알아차리고는 이즈나를 데리고 산책을 하자고 했다. 그래서 그때는 산책을 하고서 헤어졌다.

그 다음번에는 마다라가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했었다. 마다라의 능력은 불이었으며, 원하는 곳에서 발화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심지어는 물 위에서도 불꽃이 일었기 때문에 이즈나는 무척 신기해했다.

그래서 이즈나는 종종 마다라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곤 했었다. 만약 자신에게도 신이 있다면 형일 거라고. 자신을 죽이고 일인자가 될 사람은 형일 거라고. 그럴 때마다 마다라는 이즈나는 내가 지켜줄게.’ 하고 웃어보였다.

이즈나는 주먹에 힘을 주었다. 그랬던 형이 이제와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칠 리 없었다. 히카쿠조차 이곳에 보내놓고 혼자서 도망칠 형이 아니다. 이즈나는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마다라에 대한 비웃음도 계속되었다.


아니야. 형은 꼭 올거야!


하지만 저보다 훨씬 나이가 많고 능력도 있는 형제들에게 대들 수는 없었다. 이즈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서 꾹 참고 있었다. 조금만 귀를 귀울여도, 그들의 이야기는 금방 들렸다.


우리들 중 누가 살아남을지 기대되는군.”

내 능력을 얕보지 않는 게 좋아. 내 능력은 보통이 아니거든.”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우리 일족 자체가 우수하니까, 일반 멍청이들의 능력과는 비교도 안 되지.”

내 능력으로 너희 모두를 재울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할 걸.”

그나저나 여섯째 꼬맹이는 어디를 간거야? 듣자하니 능력도 있는데, 막내보다 더 겁쟁이 아냐?”

하하하, 아마 여섯째가 가장 먼저 죽을 것 같군!”


그들의 비웃음속에서 장로중 한 명이 말했다.


슬슬 시간이 되었군.”

안 돼! 아직 형은 오지 않았어!


이즈나는 속으로 외쳤으나, 시간의 중요함을 알기에 체념했다. 결국 형은 오지 않았고, 자신은 다른 형제의 손에 죽을 것이다. 고개를 돌려 히카쿠를 바라보자, 히카쿠는 아까보다 더 굳은 표정으로 이즈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이즈나는 살짝 입가에 웃음을 띠고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아무 능력이 없는 자신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은 확실하다.


의식을 시작한다!”

잠깐!”


막 장로가 외칠 무렵, 마다라의 목소리가 안을 크게 울렸다. 드디어 형이 왔나 싶어 이즈나는 재빨리 뒤를 돌아보았다. 호위들 때문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호위들은 곧 양옆으로 길을 갈랐고, 마다라의 모습이 보였다.


, 저건!”


누군가 소리쳤다. 이즈나는 왜 소리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내 형의 모습을 보고는 아하는 탄식이 흘렀다. 형은, 마다라는 양 손에 검을 들고 있었다. 붉은색의 검 날을 가진 검과 푸른색의 검 날을 가진 검. 이즈나는 그 검을 알고 있었다.

태양의 검 아마테라스와 달의 검 츠쿠요미. 붉은 검이 아마테라스고, 푸른 검이 츠쿠요미일 것이다. 그러나 이즈나는 왜 저 검들이 마다라의 손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의식은 신에게 인정받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기 위해서 살아남은 제물이 필요하겠지.”


그게 무슨 뜻일까. 마다라는 알 수 없는 말을 내뱉고는 곧 재빨리 뛰었다. 그리고 형제들의 뒤에 도착했다. 그제야 이즈나는 마다라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마다라는, 형은, 붉은색의 눈을 빛내고 있었다.

그 눈은 매우 불길해보였다.

마치, 피를 흠뻑 머금은 것처럼.


히카쿠!”

!”


마다라가 크게 히카쿠를 부르자, 히카쿠는 재빨리 이즈나에게 다가와 이즈나의 허리를 한 팔로 둘러 들어올렸다. 그리고 다른 호위들이 있는 자리로 돌아갔다.


?”


이즈나가 의아함을 가득 담아 의문을 토해냈지만, 마다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씩 웃으며 제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신이 되는 것은 나다.”


말을 마친 마다라는 곧바로 눈앞에 있는 형제의 팔을 베었다. 태양의 검 아마테라스로 베자 그는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악!”

, !”

제길, 이게 무슨 짓이냐!”


곧바로 형제들이 일어나 공격할 자세를 잡았다. 마다라는 한 번 장로들을 향해 시선을 주더니 곧바로 달려들었다. 거의 반미터는 넘을 듯 한 칼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차례차례 형제들을 베어갔다.

이것은 일방적인 살육이었다. 이즈나는 형의 처음 보는 모습과 마치 살육을 즐기는 듯 미소를 띠고 있는 표정에 덜덜 떨었다. 히카쿠는 그런 이즈나와 마다라를 번갈아 보면서 어제의 대화를 떠올렸다.


히카쿠. 나는 이즈나를 지킬 거야.

하지만 어떤 수로?

내가 모두를 죽이고, 대리자를 이즈나로 만들 거야.

그 뜻은 마다라님께서 죽으시겠다는 뜻입니까?

죽는 것도 맞지. 하지만 내 육체는 죽지 않아. 의식만 죽을 뿐이지.

그게 무슨.


츠쿠요미의 칼날이 또 다시 형제의 목을 베었다. 피가 뿜어지고 마다라의 옷에도 튀었다. 이미 전신이 피범벅이 되었지만 마다라는 다섯의 형제를 모두 없앨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같았다. 게다가 그 붉은 눈이 가끔 뒤를 돌아볼 때면, 이즈나는 저도 죽일 것 같아서 움찔거렸다.

전에는 형에게 죽임을 받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이즈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만약 이것이 형의 진정한 모습이고, 여태 알아왔던 형의 상냥한 모습은 자신을 죽이기 위해 연기를 했단 것이라면? 그런 생각이 들자 멍하니 형을 바라보았다.

남은 형제는 둘이었다. 한명은 팔이 잘렸고, 다른 한명은 복부가 베였다. 둘은 이즈나를 비웃던 형제들이었다. 그들은 이제 협력하기로 했는지 곧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더니 마다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얼어버려!”


팔이 잘린 자의 능력은 마다라와는 반대로 사람을 얼려버리는 것일까? 이즈나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의 목이 잘렸다. 마다라가 더 빠른 속도로 뛰어와 그의 목을 친 것이다. 목이 베이고, ? 하는 표정의 목이 하늘로 떠올랐다가 땅으로 떨어졌다. 목을 잃은 몸은 몇 걸음을 더 이동하다가 앞으로 엎어졌다. 이미 그런 식으로 베인 시체가 셋이었다.

그 다음은 복부가 베인 자의 차례였다. 마다라가 붉은 눈을 번뜩이며 그를 바라보자, 그는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다가 나무로 이루어진 벽이 등에 닿자 큭, 하는 신음을 흘리더니 한 손을 앞으로 뻗었다.


더 다가오면 네 몸을 조각내버린다!”

조각내버린다? 우습군.”


시리도록 차갑게 말한 마다라는 아마테라스를 위로 뻗었다. 그리고 살육전의 다섯 번째 희생자가 시선을 위로 올리자, 다른 손의 츠쿠요미를 그의 복부에 던졌다. ! 하는 비음을 토해낸 그는 곧바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마다라는 천천히 다가가서 그의 복부에 깊숙이 찔려있는 츠쿠요미를 뽑아냈다.

이제, 남은 것은 이즈나 뿐인 상황이었다.

그곳에 모여 있는 살아있는사람은 장로 다섯, 호위 여섯, 살육을 펼친 마다라, 아직 살아있는 살육의 희생자가 돼야 할 이즈나, 그리고 형제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었다.

의식장은 싸늘한 침묵에 휩싸였다. 누구 하나 쉽사리 말을 꺼내지 않았다. 만약 말을 잘못 꺼냈다가는 우치하 일족의 두 비검을 모두 사용하고 있는 마다라에게 목이 잘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마다라는 모두를 한 번 돌아보고는 오른 팔로 뺨에 묻은 피를 닦았다. 뺨에 피가 번졌다. 열 살의 소년이, 전쟁에 나선 전사 같았다.

마다라가 팔목에 묻은 피를 보고 있자, 장로중 하나가 크게 소리쳤다.


우치하 마다라! 의식의 방식은 틀렸으나, 결국 너는 네 형제를 처리했다. 그렇다면 남은 하나도 처리해야 하지 않겠나?”


남은 하나가 저를 가리킨다는 것쯤은 이즈나도 알 수 있었다. 마다라는 이즈나를 보았다. 겁에 질린 동생을 한 번 보고는, 이내 고개를 돌려 시선이 장로들에게 향했다.


내가 신에게 선택받아도 모든 걸 멋대로 결정지을 너희가 마음에 들지 않아.”

, 무슨!”


마다라의 말은, 장로들을 모조리 죽여 버리겠다는 것과 같았다. 마다라는 몸을 완전히 장로들이 있는 방향으로 틀고는 한 걸음 옮겼다. 장로들은 곧바로 손목에 걸쳐있는 염주들을 풀고는 감고 있던 눈을 날카롭게 떴다.


우리가 나서야 한단 말인가.”

이런 괴물이 또 세상에 나타나다니.”


염주에 빛이 나더니 마다라의 주변에 봉인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장로들의 손에는 무기들이 들렸다. 검과 도끼와 몽둥이, 그리고 창과 부채. 그들은 진심으로 마다라와 싸울 준비를 한 것 같았다.


호오. 덤빌 테냐?”

네가 어디서 그 검들을 얻었는지 모르겠지만평화를 위해 너를 봉인하겠다!”

평화라…….”


느릿하게 말한 마다라는 비릿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다리를 타고 기어오르는 봉인진의 글자를 튕겨냈다. 그 다음 츠쿠요미로 마룻바닥을 그어 봉인진을 끊어버렸다.


크흑!”


봉인을 담당하던 장로가 신음을 내자, 마다라는 곧바로 뛰어올라 봉인진에서 벗어났다. 두 장로가 마다라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장로에 있는 것이 헛실력은 아닌지 츠쿠요미와 아마테라스를 든 마다라와 대등하게 싸웠다.

그러나 마다라는 곧 한쪽 눈에 안대를 한 노인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우치하 일족에서도 특별한 자에게만 나타나는 붉은 눈. 그 눈을 마주한 장로는 곧 움직임이 멈추었다. 마다라는 그 틈에 그에게 달려들어 목을 베었다.


커억!”


늙은 노인이 하나 쓰러지자, 다른 노인이 큭, 하는 신음을 냈다. 마다라는 지체 없이 뒤돌아 그 노인에게 달려들었다. 창을 든 노인은 검 날을 정확히 파악해 마다라의 검들을 막았다. 마다라도 귀찮은지 인상을 쓰고는 곧 기합을 냈다.


하아압!”


재빨리 위로 뛰어올라 한 바퀴를 돌면서 츠쿠요미를 아래로 던지자, 노인이 창으로 받아냈다. 그 틈에 아래로 떨어지면서 아마테라스로 노인의 목에 검을 찔러 넣으며 씩 웃자, 노인은 비통한 소리를 내면서 쓰러졌다.

마다라는 바닥에 박힌 츠쿠요미를 뽑아들고 남은 세 장로를 바라보았다. 벌써 장로 둘이 당해버리자, 그들은 제법 당황한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전력으로 가야겠군.”


노인 하나가 중얼거리자 남은 두 노인이 끄덕였다. 마다라는 속으로 비웃고는 다시 그들을 향해 달렸다. 부채를 든 노인이 부채를 휘두르자, 큰 바람이 일어났다. 마다라는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움직임을 멈추었고, 그 틈에 몽둥이를 든 장로가 몽둥이를 휘둘렀다. 마다라는 두 검을 교차하여 막아냈으나 뒤로 튕겨졌다.


크윽!”


뒤로 몇 번 뒹군 마다라는 곧 일어나더니 검을 고쳐 쥐었다. 아무래도 여기서 고전인 것 같았다. 마다라는 흘긋 이즈나쪽을 보았다. 호위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일어나 흔들리는 눈빛으로 마다라를 보고 있었으나, 히카쿠만은 당황하지 않고 이즈나의 허리를 잡고는 안전하게 지키고 있었다.

이내 마다라는 장로들을 보았고, 오른 손의 검지를 뻗었다. 큰 부채를 들고 있는 노인에게 손가락이 향하자, 그의 옷에 불이 붙었다. 그것은, 마다라의 능력인 발화였다.

마다라의 불은 일반 불과 달리 쉽게 꺼지지 않았다. 그래서 곧 부채를 든 장로의 온몸으로 옮겨갔다. 두 장로는 불에 타죽는 장로를 보며 혀를 찼다.


저 녀석의 능력은 불인가.”

그럼 내가 나서야겠군.”


한 장로가 한 걸음 앞으로 섰다. 마다라는 또 다시 시작될 살육전의 전초에 후우하고 숨을 내쉬다가 이내 앞으로 걸었다. , 세걸음 걷다가 뛰어가기 시작하자 장로는 합! 하고 기합을 하고는 입으로 물을 뿜어냈다. 마다라는 재빨리 몸을 틀어 옆으로 피했다. 장로들은 마다라가 드디어 한 걸음 물러섰다고 생각했는지 후후- 하고 웃었다.

마다라는 이번에는 물인가.’ 하고 작게 말을 내뱉고는 오른 손에 츠쿠요미를 쥐고 왼손에 아마테라스를 쥐었다. 그런 다음 다시 뛰었다. 물을 뿜는 장로가 앞을 막아서자 마다라는 킥, 하고 웃더니 위로 뛰어서 그를 넘었다.


아닛!”


그 다음 공중에서 오른 손의 츠쿠요미를 뒤에 있던 장로에게 던졌고, 왼손의 아마테라스를 아래에 있는 장로에게 던졌다. 몽둥이를 휘두르던 뒤에 있던 장로는 검을 쳐내었지만 물을 뿜는 장로는 등에 검이 꽂혀 쓰러졌다. 마다라는 착지를 하고는 쓰러진 장로에게 다가가서 검을 뽑았다. 질척이는 피의 소리가 온 공간을 울렸다.

하지만 등을 찔린 것만으로는 죽지 않았는지 쓰러진 장로가 으으하는 신음을 내자, 마다라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그 검을 장로의 뒷목에 박아넣었다.


!”


곧 장로는 몸을 들썩이다 멈추었고, 마다라는 검을 뽑고는 마지막 남은 장로를 보았다. 네명의 장로가 모두 죽어버리자 그는 참을 수 없는지 부들부들 떨며 마다라를 노려보았다.


네이놈! 이러고도 무사할 성 싶으냐!”

상관없어.”

어차피 나도 죽을테니까.


그 말은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마다라는 비릿하게 웃으며 츠쿠요미를 고쳐 쥐었다. 남은 장로는 아마 체력적으로 강한 것 같으니까 무작정 돌진해서는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게다가 장로가 쳐낸 아마테라스가 장로의 근처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것도 주워야 했다.

우선 마다라는 자신의 능력을 떠올렸다. 원하는 곳에 불을 일으킬 수 있는 발화의 능력. 만약 잘 이용하면 죽은 장로처럼 불을 뿜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위험한 도박을 했다가 실패하면 끝이다. 자신의 목적은 이즈나를 우치하의 대표로 만드는 것이고, 자신은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기에 꼭 이겨야 했다.

마다라는 검을 들지 않은 손으로 아마테라스를 가리켰다. 그 주위에 불꽃이 일어나 아마테라스를 감쌌다. 이것으로 그 장로는 쉽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장로는 아마테라스를 주우려다 일어난 불꽃 때문에 약간 뒤로 물러난 상태였다.


애송이.”

간다.”


마다라는 다시 뛰었다. 다리가 아파왔으나 참고 견뎠다. 장로도 몽둥이를 휘둘렀다. 츠쿠요미와 몽둥이가 맞물리자, 거대한 진동이 울렸다.


.”


그 진동은 온몸의 피 한 방울까지도 울려버릴 듯 강렬해서 마다라는 서둘러 검을 뗐다. 그리고 옆에 떨어져있는 불길에 들어서서 아마테라스를 주웠다. 마다라는 불에 타지 않는 것 역시 능력 중 하나이기에, 뜨거운 불길 속에서도 아무렇지 않았다.


이것을 이용하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마다라는 츠쿠요미의 능력을 생각했다. 달의 신의 검 츠쿠요미. 얼음의 힘을 가졌으니까 모든 것을 얼려버릴 수 있지 않을까.


이내 마다라는 언제든 공격할 자세를 잡았다. 장로도 포기할 수 없다는 듯 몽둥이를 휘두를 준비를 했다. 앞쪽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현상을 목격하고 있는 이즈나는, 그저 멍하니 형을 보고만 있었다.


형을 응원해야할지, 말아야할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형이 죽는 것은 싫어. 하고 생각이 드니까 응원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번에는 먼저 장로가 달려왔다. 마다라는 몇걸음 크게 뛰다가 위로 뛰어올랐다. 그리고 한바퀴 돌면서 아마테라스를 아래로 던지자, 같은 수에는 당하지 않는다는 듯 장로가 재빨리 뒤를 돌았다. 그리고 아마테라스를 몽둥이로 쳐내자, 마다라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는 츠쿠요미로 내리찍었다.

정확히 장로의 등에 향한 검에 장로는 으윽, 하는 소리를 내더니 고꾸라졌다. 곧 츠쿠요미의 칼날에 푸른 빛이 나더니 장로의 피를 식혔다. 서서히 죽어가는 장로를 보곤 마다라는 아마테라스를 들고와서 다시 한 번 목에 찍었다. 그 뒤 두 검을 집어 올리자 끈쩍한 피가 따라붙었다. 이미 온몸이 피로 엉망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 방해물은 없었다.

마다라는 제단의 앞으로 갔다. 그리고 뒤를 돌았다.


이즈나. 이리오렴.”


이즈나를 부르는 형의 목소리는 다정했다. 그래서 이즈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종종걸음으로 마다라에게 향했다. 가는 길에 쓰러진 시체를 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형 앞에 도착하자, 마다라는 살짝 미소 지었다. 그 미소는 더 이상 소름끼치지 않았다.

마다라는 이즈나에게 츠쿠요미를 쥐어주었다. 유일하게 손잡이에는 피가 묻지 않았다. 사실, 손잡이에 묻을 피는 마다라의 손에 묻어버렸기 때문에 그부분이 깨끗한 것이었다.


이즈나. 이 검을 받아. 이젠 네 검이야.”

하지만!”

그리고 우치하의 지도자는 이제부터 너란다.”


그렇게 말하며 마다라는 다시 한 번 웃었다. 항상 이야기하던 형과 같은 모습에 이즈나는 저도모르게 끄덕일 뻔 했으나, 곧 고개를 저었다.


이건 한 사람만 살아남아야 한다고 들었어. 그럼 내가 아니라 형이!”

아니. 우치하의 리더는 네가 되야 해. 그리고 나는 죽겠지.”

우리가 싸워야 해?”


조금 울먹이며 이즈나가 묻자 마다라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이즈나를 뒤돌게 하더니 자신의 팔목에 걸려있는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어주었다. 그런 다음 이즈나를 이끌어 제단 아래에 섰다.


그 검은 츠쿠요미. 얼음의 검이야. 내 검은 아마테라스. 불의 검이지. 불은 얼음을 녹이지만, 얼음은 녹으면서 불을 이길 수 있어. 그렇기에 얼음의 검은 네가 맡아야 해.”

어째서?”


이즈나의 물음에 마다라는 씁쓸하게 웃었다.


다음의 나를 막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그게 무슨 뜻이야?”

…….”


마다라는 말 없이 뒤돌았다. 그리고 자신들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붉은 눈을 번뜩이며 소리쳤다.


이제부터 우치하의 주인은 이즈나다! 불만있는 자 있는가! 있으면 지금 결판을 내겠다!”

없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대답을 했다. 그러나 형제들의 호위를 맡았던 자들은 꺼림칙한 표정으로 마다라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히카쿠가 그들의 앞에 나서서 말했다.


너희도 이제는 선택해라. 저분을 따를 것인지, 죽은 전 주인을 따를 것인지. 만약, 저분께 해를 가하려 한다면 내가 먼저 막아서겠다.”


그렇게 말하며 히카쿠는 허리의 칼을 뽑아들었다. 히카쿠의 실력은 호위들 중에서도 상위에 속했다. 그런 히카쿠가 어째서 지도자의 가능성이 낮은 여섯째와 일곱째를 맡았는가에 대한 의견도 여러개 있었다. 이제야 풀리는 의문에 그들은 하나 둘 고개를 숙였다.


우린 저분을 따르겠다.”


모두 고개를 숙이자, 히카쿠가 마다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마다라는 다시 제단의 앞으로 갔다. 그리고 차분하게 말했다.


우리의 신, 스사노오여.”


그 부름에 불의 검 아마테라스와 얼음의 검 츠쿠요미에서 각각 붉은빛과 푸른빛이 뿜어져 나왔다. 곧 제단에는 거대한 귀신의 형태가 나타났다. 그것이 말했다.


누가 이번의 주인이냐.”

이 아이우치하 이즈나다.”


스사노오의 눈이 마다라와 이즈나에게 향했다. 이즈나는 그 날카로운 눈빛에 깜짝 놀라 검을 떨어뜨렸다. 곧 마다라가 다시 주워서 이즈나의 손에 쥐어주자, 스사노오가 말했다.


살아남은 것은 네가 아니냐.”

우치하의 주인은 이즈나다. 그것을 위한 제물은 나다.”

의식의 해방인가이 아이에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스사노오의 말에 마다라는 씨익 웃었다.


물론. 나는 내 동생을 믿는다.”

…….”


이즈나는 과연 자신이 우치하를 이끌 수 있는가 생각했다. 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어리고 능력도 없다. 어쩌면 능력 자체가 없는 무능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형은 그런 자신을 일족의 장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어째서.”

난 널 믿어.”


이즈나를 향해 웃어준 마다라는 다시 스사노오를 보았다. 그리고 아마테라스를 높이 들며 외쳤다.


나 우치하 마다라의 의식을 제물로 하여 우치하 이즈나의 능력을 해방한다! 그대라면 가능하겠지!”


이즈나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 능력의 해방이라는 것은,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스사노오는 마다라의 외침에 크게 웃더니 좋다고 대답했다. 승낙을 받은 마다라는 다시 외쳤다.


히카쿠! 이즈나를 부탁한다!”

!”


히카쿠의 대답에 만족한 미소를 지은 마다라는, 계단을 올랐다. 이즈나는 그 모습이 마지막이라 느끼고 소리쳤다.


뭐하는 거야! 의식은 뭐야? 어째서 형이 희생하는 건데!”

괜찮아. 그저, ‘지금의 나라는 존재가 사라질 뿐이야. 의식이 끝나도 나는 죽지 않아. 기억도 사라지지 않아. 그저, 내가 아닌 다른 우치하 마다라로 바뀔 뿐이야. 두 번째 마다라도 잘 부탁해. 이즈나.”

그런…….”


스사노오의 앞에 선 마다라는 이제 시작하자고 말했다. 스사노오는 계약의 내용을 읊었다.


네 정신을 대가로 우치하 이즈나는 그 능력을 개방하며, 네 정신을 새로운 것으로 바뀐다. 그 성격을 선택할 권한을 주지.”


스사노오의 호의에 호오하고 감탄을 내뱉은 마다라는 이내 킥킥 웃으며 말했다.


성격은 개차반에 구제불능에 항상 사고를 치는 놈으로 해줘. 하지만 우서순위는 이즈나이며, 결코 이즈나를 해할 수 없어. 만약 이즈나를 해하려고 하면 계약의 인이 반응하도록 해줘. 그리고 좀 더 정신력이 강한 녀석으로 부탁해. 나는 정신머리가 약해빠져서 더 이상은 한계거든.”

알겠다. 그렇다면 네 정신을 가져가겠다.”


이내 스사노오에게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즈나는 형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 빛에 막혀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고, 이즈나는 비통한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어째서, 어째서야흐윽.”


마다라는 희미해져가는 의식 속에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이즈나가 무사하다는 생각에, 그럴 수 있는 것이다. 점점 잠이 몰려왔다. 눈을 감으면, 더 이상의 자신은 없고 새로운 자신이 대체되겠지. 하지만 후회는 없다. 비록 성격을 이상하게 만들어놔도 이즈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녀석이 될 테니까.

마다라는 눈을 감으며 중얼거렸다.

안녕, 이즈나.

다음의 도 잘 부탁해.

 

스사노오에게서 나오던 빛이 사라지고, 그곳에는 기절한 마다라와 아마테라스의 검만이 남아 있었다. 지금이라면 우치하 마다라를 죽일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한 다른 형제들의 호위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그 앞에 서있는 히카쿠가 살기를 내뿜자 큭, 하는 신음을 흘리며 얌전히 있어야 했다.

히카쿠는 곧바로 이즈나에게 달려갔다. 이즈나는 푸른 검을 꼭 쥐고 덜덜 떨고 있었다. 이즈나가 충격을 받은 것 갇다고 여긴 히카쿠는 우선 자신의 품에 이즈나를 묻었다. 곧 이즈나가 훌쩍였다.


형은사라지는 거야?”

마다라님은, 새로 태어날 것입니다.”


대답을 한 히카쿠는 이즈나의 손을 잡고서 제단으로 올라갔다. 피범벅이 되었던 마다라는 아주 깨끗한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그 옆의 붉은 검 아마테라스도 붉게 반짝이며 위광을 나타내었다.







예전에 팬북이 자의서까지 나왔을때... 마다라 이즈나 형제 말고ㅜ 우치하일족 나온게 히카쿠밖에 없어서 그때 히카쿠를 꽤 좋아했어서... 꽤 많이 썼던거 같아요... 뭔가 시리즈로 가려고 했었는데 한편 쓰고나니까 더이상은 모르겠고ㅜ 놀랍게도 현대물을 가장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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